상상 기록

꿈 이야기

JPaul 2022. 1. 14. 17:01

애니메이션 꿈이다. 

 

꿈속의 세상은 커다란 기숙사가 딸려있는 공장이다. 그곳은 작은 기차를 생산하는 곳이었는데 특이하게도 객실이 존재했다.

이 객실에 묶는 손님은 작은 사람들인데 보통 사람들의 손바닥에 올라갈 정도로 작았다. 그리고 가끔 작은 동물들도 묶었다.

동물들은 마치 곰돌이 푸 만화에 나오는 동물들처럼 작은 옷을 입고 걸어 다니는 만화 캐릭터 같은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 보통 사람이 나오냐 하면 글쎄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는데 여자였고 또 작은 사람이었다. 공장에는 많은 작은 사람들이 고용되어 있었다.

그리고 동물 캐릭터들도 같이 일을 했는데 뭐 원래 그런 세상인 것 같았다.

나는 가끔 객실 청소 확인도 했었는데 공장 옆에 붙어있는 객실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호텔과는 구조가 전혀 달랐다.

 

공장이라고 해도 흔히 생각하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 마치 산타가 북극에서 장난감을 만드는 공장 같은 분위기였다.

물론 이곳은 엘프들이 아니라 커다란 로보 팔을 가진 기계들이 기차를 조립했지만.

 

객실 청소 확인은 객실 주위를 도는 작은 기차를 차고 이루어지는데 특별일 할 일은 없다.

어차피 청소가 잘 되어있는지 확인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 좀 지루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장이 발칵 뒤집어지는 일이 일어났는데 도둑이 들었다는 거였다.

객실에서 누가 물건을 도난당했는데 그게 우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짓이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공장 기숙사에는 나도 있었고 우리 엄마도 있었는데 우리가 특별히 좋아하는 동생이 있었다.

그 동생은 작은 토끼를 닮아서 우리가 토끼라고 불렀는데 부모님이 없는 고아였다.

진짜 토끼는 아니고 귀여운 10대 소녀였다. 그리고 다시 말하자면 꿈에서는 왠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도 여자였다. 

 

아 글을 쓰다 보니 점점 머릿속에서 기억이 사라져 버려서 너무 답답하다.

이 뒤가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무튼 우리 작은 토끼는 공장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범인으로 몰리고 말았다.

특별히 뭔가 사건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근데 우리 토끼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는데 토끼가 도둑으로 몰려서 회사에서 잘릴 위기가 되니 너무 슬펐다.

그래서 진짜 도둑을 잡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탐정단을 만들어서 수사를 시작했는데

 

이미 일어나 버린 사건의 진범을 찾는다는 게 정말 쉽지가 않았다.

거의 포기해 버릴 즈음에 토끼가 내일 기숙사 방을 빼고 퇴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사실 작은 토끼라고 했지만 토끼는 나보다 키가 컸기 때문에 토끼한테 매달려서 자주 장난을 쳤었는데

막상 토끼가 퇴사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나서 얼굴을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서

토끼한테 장난치듯 매달려서 업어달라고 했다.

 

공장은 너무너무 커서 하나의 도시처럼 되어 있었는데

토끼는 웃으면서 나를 업고는 식당을 지나서 내 방으로 나를 데려다줬다

그날따라 토끼가 되게 힘이 센 것처럼 느껴져서 갑자기 등에 매달려 있던 나는 마구마구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내가 토끼에게 "너 내일 그만두고 나간다며. 갈 데도 없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토끼는 "내가 왜 갈 데가 없어요. 언니. 나 갈데 엄청 많아"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토끼 등에 얼굴을 묻고 엄청 울고 말았다.

꿈 이야기를 남기는 건 결국 이런 감정적인 이입이 너무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이렇게 누명을 쓰고 쫓겨나듯 나가야만 하는 동생이 너무 안타깝고 

그 진짜 범인이 너무나 밉고

그걸 어찌해줄 수 없는 나의 무능함에도 너무 화가 나는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어린애처럼 동생 등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우는 것으로 드러나 버리는

현실의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감정의 몰입이 너무나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았다.

 

결국 꿈속의 이야기는 다 흩어지듯이 사라져 버리고 잊히지만

그 감정만이 눈을 뜨고 난 나에게까지 남아서 글을 쓰게 만든다.

 

나는 그렇게 엉엉 울다가 엄마 이야기도 하다가 동생을 보내주고

몰래 다시 나와서 밤에 다시 객실 확인 열차를 탔다

 

객실 확인 열차는 주기적으로 객실을 도는데 작은 장난감 기차처럼 생겨서 내가 그 위에 탈 수 있었다.

객실 앞에 열차가 도착하면 객실의 미닫이 문이 좌우로 자동으로 열리는데

그때 고개를 넣어서 안쪽이 잘 준비가 되었는지 휘휘 둘러보는 것이다.

 

그즈음에 나는 범인은 범행 장소에 다시 나타난다는 그런 애매한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 믿음을 가지고

밤마다 객실 확인 열차를 타고 자경단 마냥 잠복을 하고 있었는데

 

그날은 마지막 날이라 거의 습관처럼 나와서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 즈음에 객실 안쪽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다가도 설마 하는 심정이었는데

 

안쪽을 둘러보니 한쪽에 램프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아 저게 왜 지금 타이밍에 떨어지지 사람 깜짝 놀라게' 하면서 반대쪽을 휙 둘러봤는데

 

오소리 인간이라고 할까. 동물 캐릭터인데 공장에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 한 명이 거기에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는 게 보였다.

나는 처음에 '저 인간이 왜 저기에 서있지' 하고 멍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서 기차에서 뛰어내려서 객실로 들어갔다.

 

객실은 각각의 칸이 연결되는 미닫이 문으로 된 통로가 쭈욱 이어져 있었는데

보통 그곳은 작은 선반이나 가구로 막혀있는 구조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방음 같은 건 전혀 안될 거 같지만 아무튼

 

오소리 인간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료였나 보다. 그놈이 나를 보더니 옆방으로 향하는 미닫이 문을 열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나도 얼른 그를 쫓아갔는데 사실 왜 도망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도망치니까 따라갔다.

 

근데 어느 정도 도망치다가 갑자기 이놈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칼을 꺼내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다!

나는 체구가 작은 여자였기 때문에 나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만만치는 않지. 오소리쯤이야 자기도 조그만 주제에.

그렇게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싸우다 보니 시끄럽게 되었고 사람들이 몰려와서 오소리를 잡게 되었다.

알고 보니 훔치다가 걸려서 도망치는 와중에 그걸 챙기지 못하고 객실 어디다가 숨겨둔 모양이었다.

근데 도망치다 숨기는 바람에  어느 객실에 숨겼는지 헷갈린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걸 찾으려고 매일 이 객실 저 객실 돌아다닌 거였다.

 

나는 또 토끼를 끌어안고 울었다. 뭐 꿈이니까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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