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마크툽의 노래를 참 좋아한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그냥 좋다. 아마 공감이 되는 분도 있을거다.
이분은 내가 알기로 전곡을 작사 작곡하는데 가사가 좀 시적이다
좋게 말하면 시적이고
어떻게 보면 예쁜 가사이긴 한데 무슨 뜻인지 명확히 와 닿지 않을 때도 있다.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이 곡도 그렇다. 멜로디나 리듬이 참 좋은데 가사도 참 예쁜데
무슨 뜻인지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그런 가사다.
난 음악은 잘 모른다. 가사만 살펴본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우주의 작은 뭉쳐짐이라면
이 아름다운 기억이 흩어져도
사라지진 않을 거야
잠들지 못한 바람은
고요히 빛나는 너의 바다로
그 안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나 네 품에 안겨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얼마나 내가 널 좋아하면
달에 네 목소리가 보여
오색 빛 하늘 별 숲 사이로
너라는 꽃이 피어나
그 세상의 반을 가진다 해도
그저 네 앞에선 꽃에 머물고픈
한 남자일 뿐
오롯이 나를 비춰요
어둠이 드리워도 눈이 부시게
눈물조차
반짝이는 밤의 기적을 노래하네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 때
얼마나 내가 널 좋아하면
달에 네 목소리가 보여
오색 빛 하늘 별 숲 사이로
너라는 꽃이 피어나
그 세상의 반을 가진다 해도
그저 네 앞에선
꽃에 머물고픈 남자일 뿐
밤하늘 수 놓인 모든 것들이
운명 위로 내리는 걸 내 꿈에 안긴 널
한 번 더 가득히 안아 시간을 넘어
빛이 닿는 세계의 바깥까지 함께
너의 깊은 미소의 황홀 속 일렁임은
영원과 이어질 거야
얼마나 내가 널 원하는지
눈을 감아도 너와 마주쳐
쏟아지는 달빛의 선율을 따라
자유의 날개로 향하는 봄날엔
너의 유일한 숨결이 분다
노래를 순서적으로 위에서 부터 해석하기는 은유가 많아서 좀 어려우니까 일단 분위기를 먼저 보자.
가사를 보면 일단 이건 사랑 노래가 분명하다.
노래를 부르는 '나'가 와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대상인 '너' 가 가사에 나온다.
달과 별이 나오는 걸로 봐서 시간대는 밤이다.
대충 이정도의 단서들로 이제 가사를 살펴보자.
처음 부분에
서로를 향한 마음이 우주의 작은 뭉쳐짐이라면 이 아름다운 기억이 흩어져도 사라지진 않을거야
이런 가사가 나온다. 그리고 바로 다음에 나오는 가사가
잠들지 못한 바람은 고요히 빛나는 너의 바다로 그 안에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나 네 품에 안겨
이거다.
먼저 고요의 바다 라는건 달을 의미한다.
정확히는 달에 있는 거대한 분지, 달의 음영진 부분으로 옛날에는 이곳을 달의 바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고요히 빛나는 너의 바다 라는 표현은 화자가 좋아하는 대상인 너를 달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또한 잠들지 못한 바람이라는 것은 꿈을 꾸는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화자는 잠이 들었지만 바라는 마음만은 잠이 들지 못해서 꿈에 '너'가 나오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거다.
그리고 그걸로 미루어서 생각해 보면 첫번째 줄에 나오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우주의 작은 뭉쳐짐이라면' 이라는 가사가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내가 너를 바라는 마음이 꿈에 너를 나오게 했다는 그런 상황을
밤이 되면 하늘에 달이 뜨는 우주의 움직임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이 흩어져도 사라지진 않을거야' 라는 가사에서 더 명확해 지는데
꿈은 보통 깨고 나면 곧 잊혀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겠지.
첫번째 가사를 보면 이 남자는 여자가 너무 보고 싶어서 잠을 못자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에 여자가 나왔다 뭐 이정도의 느낌이다. 아마 전화를 못한걸 보면 짝사랑인거 같다.
그리고 후렴이 나온다.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찰나가 영원이 될때
얼마나 내가 널 좋아하면 달에 니 목소리가 보여
오색 빛 하늘 별 숲사이로 너라는 꽃이 피어나
그 세상의 반을 가진다 해도 그저 네 앞에선 꽃에 머물고픈 남자일 뿐
이 후렴구에 나오는 키워드의 이름과 꽃, 목소리로 보아 아마 김춘수 시인의 꽃을 오마쥬 한거 같다.
또 화자가 남자인게 명확하게 나온다. 뭐 당연한 거겠지. 남자 노래니까.
달은 화자가 좋아하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오색 빛 하늘 별 숲사이로 너라는 꽃이 피어나' 라는 표현은
하늘의 별들을 숲으로, 그리고 하늘의 달을 꽃으로 은유적표현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너의 이름이 긴 밤을 지나' 라는 표현이 의미를 가지도록
'달에 니목소리가 보여' 라고 목소리와 이름을 연관시키고 있다.
이 후렴구는 마지막에 가사가 약간 달라지는데 연관이 있다.
먼저 앞의 후렴구에서는 화자는 꽃에 머물고 싶다 라고 말하는데
노래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자유의 날개라는 표현을 봤을 때 아마 화자는 자기 자신을 나비에 빗대고 있는것 같다.
또 앞에 나오는 '달에서 보이는 목소리'라는 표현은
마지막 후렴구에서는 '쏟아지는 달빛의 선율'이라는 표현으로 바뀐다.
이 두가지는 사실 같은 것을 나타내는데
화자는 이 달빛을 따라가므로 마치 꽃의 향기처럼 화자를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달빛은 사실상 목소리 이므로 화자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찰나가 영원이 된다는 것은 꿈의 또다른 특징 중에 하나인데
찰나의 시간을 꿈속에서는 길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찰나 라는 표현은 뒤에 나오는 영원과도 대조 되지만 그 앞에 나오는 긴밤 이라는 표현과도 대조되는데
이것은 꿈에 너가 나오기 전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길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달이 뜨기 전의 어두운 밤. 길고 지루한 밤.
달이 뜬 순간 너의 이름을 부른 순간 그 순간은 찰나와 같지만 영원과도 같다는 뜻인거 같다.
후렴구를 까지의 내용을 보면
남자는 여자가 너무 보고 싶어서 잠도 못잤다. 볼수 만 있으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렇게 길고 긴 밤을 버티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에 그녀가 딱 나타난 것이다. 짝사랑 하기만 했던 그녀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남자는 이게 꿈이라는 걸 알았고 깨면 곧 잊어버릴 거라는 사실도 알았지만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이 정도의 뜻이라고 볼 수있다.
자 그럼 2절 가사를 보자. 1절을 해석하고 나면 2절은 쉽다.
오롯히 나를 비춰요. 어둠이 드리워도 눈이 부시게 눈물조차 반짝이는 밤의 기적을 노래하네
짝사랑의 그녀가 꿈에서는 나만을 바라본다는 그런 뜻이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난다는 거다.
여기서 밤은 꿈을 나타내는 표현이고 그녀가 나만 바라보는 이런 상황이 기적같다는 거겠지.
바로 브릿지로 넘어가자.
밤하늘 수 놓인 모든 것들이 운명 위로 내리는 걸
내 꿈에 안긴 널 한 번 더 가득히 안아
시간을 넘어 빛이 닿는 세계의 바깥까지 함께
너의 깊은 미소의 황홀 속 일렁임은 영원과 이어질 거야
밤하늘 수 놓인것은 당연히 별이다. 그런데 이 별이 운명 위로 내린다고 한다.
그리고 내 꿈에 안긴 널 이라고 한다. 아 확실히 이건 꿈임을 알수 있다.
꿈 깨기 전에 한번 더 안아보자. 뭐 이런거 같다.
그런데 그게 너무 아쉬운 거다. 아무리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도 꿈은 꿈이라서
빛이 닿는 세계의 바깥까지 함께 시간을 넘어서 가자는건
꿈을 깨고 나서도 너를 보고 싶다 이런 표현인거 같다.
'깊은 미소의 황홀 속 일렁임은 영원과 이어질 거야.' 사실 이건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원히 이어질거야 라는건 단순히 화자의 바람. 즉 잠들지 못한 바람을 말하는 거 같고
아마 황홀 속 일렁임이라는 건 꿈에서 깨어나면서 달빛이 일렁이는 상상을 표현한 거같다.
이제 마지막이다.
얼마나 내가 널 원하는지 눈을 감아도 너와 마주쳐
쏟아지는 달빛의 선율을 따라 자유의 날개로 향하는 봄날엔
너의 유일한 숨결이 분다
첫 번째 줄은
'얼마나 내가 널 좋아하면 달에 니 목소리가 보여'를
좀더 직접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너무 좋아해서 원해서 눈감고 잤는데도 너를 꿈에서 만났다 뭐 이런거지.
두번 째 줄에 나온 '달빛의 선율'은 '너의 목소리' 이기 때문에
꿈에서 나온 그녀가 화자를 부르는 상황을 말한다.
화자는 그 목소리를 따라서 날개짓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자유의 날개, 그리고 그 향하는 목적지를 봄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곳에는 너의 유일한 숨결이 분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 엔딩이 좀 반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일한 숨결이라는 표현은 그냥 적당히 고른 단어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봄날이야 꽃이 피는 계절이 보통 봄이니 그려려니 할 수도 있지만...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 표현이 어떤 의미를 가지냐에 따라서 곡의 전체적인 스토리가 달라질거 같다.
뭐 이런게 열린 결말인건가 ㅎ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입맞춤을 의미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은 화자가 잠에서 깨기 직전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잠을 깨우는 목소리가 바로 꿈에서 나온 그분의 목소리인거다.
잠에서 깨면 따뜻한 곳에서 그분의 모닝 키스.
그랬다. 사실 이 노래는 짝사랑 남의 망상 꿈 스토리가 아니라
너무나 사랑한 그녀와 결혼에 골인한 그래서 진짜 찰나를 영원으로 만들어낸
그런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승리자의 스토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진짜 꿈과 밤에 잘때 꾸는 꿈을 엮어서 가사를 쓴것이다. ㅎ
노래 내내 전반적으로 달콤하고 밝은 느낌이 흐르기 때문에 사실 반전이랄 것도 없다.
결론이다.
마크툽의 다른 노래들을 보면
marry me 라던가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라던가 비로소 너에게 도착했다 라던가
이런 곡들은 결혼식 때 혹은 프로포즈 때의 시점인데
이 곡은 결혼을 하고 나서 그 결혼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반드시 일어날 운명같은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영원히 이어질 사랑을 다짐하는 그런 약간은 좀더 나중의 시점의 스토리를 가진 노래라고 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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