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록

멀티 버스와 시간 여행

JPaul 2022. 1. 15. 17:13

얼마 전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고 왔다.

원래 히어로 영화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있지는 않았는데 이번 영화는 정말 너무너무 재밌었다.

 

평행우주라는 실제로는 거의 상상에 가까운 개념이 이렇게 찰떡같이 딱 맞아떨어지는 영화가 또 있을까.

스파이더맨이 여러 번 리부트 되면서

영화라는 틀 안에서 정말 평행 우주처럼 여러 명의 피터 파커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실제로는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정말 재밌었다.

물론 추억 소환은 당연한 것

 

마블에서는 멀티버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평행우주라는 개념은 어디서 왜 나온 것일까.

사실 나는 글 쓰는 게 매우 귀찮기 때문에 출처가 어디며 검증이 어쩌고 하는 건 안 할 거 같다.

스트레스받을 거 같아서 그냥 되는대로 쓸 거야.

 

아무튼

 

사실 이 평행우주랑 상당히 대치되는 개념이 또 영화로 많이 나오는데

바로 시간여행에 관련된 설정을 가진 영화들이다.

 

요 두 가지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원래 평행우주라는 개념은 양자 역학에서부터 시작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은 국소 성과 실재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옛날 옛적부터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이 있었고 이게 진짜다 아니다 서로 말이 많았지만...

 

설명하기가 귀찮으니 그냥 넘어갈 거 같다. 지금 하는 이야기와 별로 연관성이 없다.

그래서 결국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이해했는지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 양자역학에 따르면 현재 상태는 미래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확률적으로 제공할 뿐이다.

그러니까 현재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다는 거다.

 

정말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소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상식에서는 가지고 있는 정보가 더 많으면 많을수록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예로 생각해 봐도 그렇다.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는 게 가능하지 않겠는가?

 

옛날 사람들은 그래서 어떤 물체의 현재 상태, 예를 들어 위치와 속도와 질량과 기타 등등을 다 알고 있으면 

그 물체의 미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양자역학을 믿지 않는 유명한 과학자의 유명한 말이있다.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양자역학에 따르면 미래는 확률적으로 정해진다. 주사위 놀음을 한다.

현재 정확히 똑같은 상태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미래는 똑같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여기에서 평행우주를 다룬 영화와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평행우주는 현재의 상태가 미래의 똑같은 상태를 보장하지 못하는 양자역학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나의 현재에서 수많은 미래가 파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마블의 what if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확실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데 반면에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들을 보면

과거로 돌아갔을 때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전제 하에 똑같은 미래를 맞이한다.

심지어 복권 번호조차 똑같다.

평행우주가 성립하는 세상에서는 이렇게 동일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몇 소설에서는 세상이 동일하게 흘러가야 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서 

'인과율' 같은 이름을 가진 별개의 판타지적인 설정을 더하기도 한다. 

 

어차피 영화는 현실성보다는 핍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그다지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현대 과학을 대표하는 두 가지의 상징적인 이론이 바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이다.

그리고 양자역학을 대표하는 SF 소재가 바로 멀티버스 (평행우주)이고

상대성 이론을 대표하는 SF 소재가 시간 여행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은 아직도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채로 현대 물리학의 난제로 남아있는데

이런 사실들이 영화 속 설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 나름 재미있게 느껴진다.